◇ 시인과 시(현대)

이기록 시인 / 수화물 보관소

파스칼바이런 2022. 10. 24. 05:00

이기록 시인 / 수화물 보관소

 

 

문을 여는 순간

눈이 날 바라보고 있다

이것은 과연 무슨 일이냐

내 눈이 내 눈을 바라보고 있는 광경이라니

 

입과 눈이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자

뒷걸음질을 친다

 

돌아보면 돌아보면 그 안에서 부르는 소리

 

내 몸의 물기는 모두 말라버렸어요

쭈글쭈굴 난 움직이는 미라입니다

 

동전을 놓고 너를 잠가 버렸어

 

-이기록 시집 『소란』 중에서

 

 


 

이기록 시인

제24회 <시와사상> 신인상 당선. 시집 『소란』 (2020년 12월 책읽는저녁). 『작가와사회』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