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강유정 시인 / 색감 외 1편

파스칼바이런 2022. 11. 1. 05:00

강유정 시인 / 색감

 

 

허리가 외로운 날은

풀잎으로 쓰러지는 가슴은 없을까

그녀와 술을 섞어 먹으면서

수채화처럼 눈이 잠기는 오후

색은 얼마나 낡을 수 있을까

 

-시집 '네 속의 나같은 칼날' 문학과지성사, 1995

 

 


 

 

강유정 시인 / 차 꽃

 

 

개울을 건너다

넘겨다보는 그쪽으로

하얗게 차꽃이 피어

있다

벼려서 붉게 누운 강을 건너는

별이 하나

개울가에 글썽글썽 얼어서

하얗게 발톱을 세우고

 

-시집 '네 속의 나같은 칼날' 문학과지성사, 1995

 

 


 

강유정 시인

1953년 경남 마산 출생. 부산대 미술교육과 졸업. 1976년 『현대문학』에 「이 강물 마시고」 「늦은 편지」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 활동을 시작했으며, [열린시] 동인. 자연친화적인 감각과 무욕(無慾)의 철학을 바탕으로 삶의 비밀과 사물의 본질을 직관하고 있다. 시집 <푸른 삼각형>(청하.1983) <네 속의 나 같은 칼날>(문학과지성.1995) [저서] <대화를 이끌어내는 테마>(갑진출판사.199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