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이은화 시인 / 레몬은 시지 않다

파스칼바이런 2022. 11. 24. 05:00

이은화 시인 / 레몬은 시지 않다

 

 

키스 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좋아

허리와 목을 감고 이마와 코를 비비는

열정적인 키스 말이야

 

키스를 빌릴 수 있을까요?

 

카페나 거리에서 즐기는 키스는

레몬 맛

빌려온 욕망을 내 것처럼 만끽해 봐

방금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딥키스를 나누는 거야

 

쉬운 듯 어려운 키스, 망설이지 마

누구든 키스는 필요해

보이니,

저들도 레몬을 찾아 카페 거리를

거닐고 있을 거야

 

헤어질 땐 이별시의 정한을 담아

휘발되는 진심을 주고받는 건 어때

 

레몬향이 사라지기 전에 말이야

 

뭐, 어때

입술을 떼는 순간 어차피 남인데.

 

웹진 『시인광장』 2022년 7월호 발표

 

 


 

이은화(李銀貨) 시인

1969년 출생.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2010년《詩로 여는 세상》봄호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