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허은희 시인 / 알프라졸람
파스칼바이런
2022. 11. 25. 05:00
허은희 시인 / 알프라졸람
깨진 거울 잘린 눈 코 입
달아난 고백
언 귓불에 매달린 피뢰침
뭉개진 각도에서 몸을 꺼내는 방법에 대해 궁리하지. 벙어리가 된 손가락으로 더듬이는 어떻게 키워야 하나. 추적추적 겨드랑이는 죄도 없이 젖는데. 혀는 낙엽이 된지 오래. 바스락 부서져 쌓인 퍼렇고 새빨간 밑줄들. 못이 부른다. 얼룩이 부른다. 틈이 부르고 벽이 부르고. 애걸복걸 바닥이 부른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숨은 증상이었구나.
웹진 『시인광장』 2022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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