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최서인 시인 / 도다리 쑥국
파스칼바이런
2022. 12. 15. 05:00
최서인 시인 / 도다리 쑥국
봄이 되면 먹으러 가자 너의 봄과 나의 봄은 사촌지간 어릴 땐 가족 같았는데
그날의 기분을 이해해 찰나의 순간은 아이와 같지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아이의 첫 번째 거짓말 도다리 쑥국
먹어본 적 없는 맛 무슨 맛인지 알 것 같은 맛 먹을 때 마다 납득하게 되는 맛
잡초들이 무성하게 뒤돌아볼 때 파르르 떨리는 약속 향긋한 강박이 일 이 삼 사 숫자를 세는 동안 봄이 지나 간다
대청소나 이사처럼 묻는다 도다리 쑥국? 딱지에 손가듯 대답한다 올봄엔 먹으러 가자
해소와 해방은 다른 거라서 매번 묻고 싶다 도다리 쑥국 네가 웃을 때마다 멀어지는 도다리 쑥국
수화기 너머로 비릿한 봄이 뿌옇게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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