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차영미 시인 / 불투명한
파스칼바이런
2022. 12. 24. 05:00
차영미 시인 / 불투명한
노래였다 여기는 마중이었고 너를 기다리는 벽이었다
들리지 않아, 목에서 쉰소리가 나오고 번들거리고 무너지는 것, 아직 버티는 벽이다
어디서부터 번지는 것일까
설레는 것을 따라한다 길을 잃고 아바타 같은 기대를 모아본다
어차피라고 떠내려 간다
하루를 건너뛰고 상흔을 끌어내는 비밀이라고 속삭인다 친절을 떠넘기고
비밀이 다녀갔을까 정답이라고 우겨보기로 하지
삭제를 삭제할 수 있다면
길이 있다고 할까, 수신함에 가득 찬 문자들이 떠오른다
벽이 가득하고 첨삭된 문장으로 걸어간다
너를 버리는 꿈을 꾸다가
암호같은 말장난이 흘러내리고 내가 비치지 않는
아무도 없는 거기,
웹진 『시인광장』 2022년 9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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