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리 시인 / 난코스 외 1편
장승리 시인 / 난코스 손을 너무 씻어서 지은 죄가 많아서 죽고 나서도 나는 바로 손을 씻을 거 같아 씻지 않아도 되는 곳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산다는 것은 범죄의 이면 공포심 때문에 희망을 체계화하고 씻을수록 더러워지는 곳에서 매뉴얼은 사랑이야 삶을 뺀 사랑 순도 백의 사랑 그러니 제발 매뉴얼대로 나를 하지만 결함과 진실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양변기 속에 밥이 말아진 꿈이라니 포복절도 후에는 대성통곡 흠 없는 헛발질을 위해선 연습 또 연습이 필요하니까
장승리 시인 / 체온
당신의 손을 잡는 순간 시간은 체온 같았다 오른손과 왼손의 온도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을 놓았다 가장 잘한 일과 가장 후회되는 일은 다르지 않았다
-시집 『무표정』, 문예중앙,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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