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윤보영 시인 / 좋아하는 이유 외 2편

파스칼바이런 2023. 3. 14. 05:00

윤보영 시인 / 좋아하는 이유

 

 

너와 함께 마시고 싶은 커피

네 생각을 자꾸 나게 하는 커피

그리움을 자아내는 커피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커피

 

너는

커피를 좋아하고

나는

그런 너를 좋아하고

 

 


 

 

윤보영 시인 / 커피를 위한 기도

 

 

커피 한 잔에도 마음을 가다듬고

의미를 부여하며 마시게 하소서

 

단순히 갈증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커피를 알아보게 하소서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그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하소서

 

커피를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조그만한 행복의 여운이 남게 하여주소서

 

 


 

 

윤보영 시인 / 커피가 좋은 이유

 

 

추운 곳에서 떨다가 들어와

잔을 잡으면

미소로 마음까지 데워주는

안 좋을 수 있겠니?

 

향기로 코를 톡톡 건드리고

입 속에 기분 좋은 여운으로 머무는데

어떻게 안 좋을 수 있니.

 

마실 때마다

네 생각 꺼내 주는데

그리고 너도 좋아하는데

어떻게 안 좋아하겠니.

 

뜨겁지만 않으면

와락 안아주고 싶은데

어떻게 어떻게 내가 너를.

 

 


 

윤보영(尹普泳) 시인

196#년 문경 갈평 출생. <지구문학>(1998. 겨울호) 신인상(동시부문)으로 문단에 데뷔. 200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한국 신시학회 회원 및 해토 동인, 지구문학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시집 『소금별 초록별』 『사기막골 이야기』 『내 안의 그대가 그리운 날』 『그리움 밟고 걷는 길』 『바람편에 보낸 안부』 『그대에게 못다한 비밀』 『그대를 다시 만난다면』 『그대가 있어 더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