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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영 시인 / 가슴속의 물감
산과 들이 물들고 바람이 싣고 날아다녔다 사막에서 꽃이 피어나고 열매들이 주렁주렁 꿈으로 피어나는 구름을 몸이 걸쳤다
몸에서 악기가 되고 노래가 되어 저마다 다른 음색과 음률로 살아났다 그의 꿈이 시냇물처럼 출렁출렁 흘러가서 지구 구석구석 여인들의 가슴에다 파랑 빨강 노랑 샘을 파놓고 몸에서는 꽃밭이 피어났다
손끝이 가로수 가지마다 은구슬 맺히는 이브 생 로랑, 꽃구름 송이송이 따다가 성을 쌓고 가슴엔 배 띠워놓고 에이즈란 강물에 소독약으로 마른 땅을 적시며 스스로가 길을 찾아 유유히 흘러가는 저 강물이 저 바람이 저 나무들의 합창소리
격월간 『현대시학』 2018년 5~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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