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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시인 / 끌
나무 아래에서 마주쳤는데 지저분했고 사나웠고 사랑받지 못한 얼굴 개였고 소녀였고 사람들은 왔던 길로 돌아가며 자기 집 개를 끌었고 자기 집 소녀를 끌었고 나는 두려워하는 나의 개를 끌었고 두 짝의 그림자를 끌었고 끌 집 없는 소녀가 개를 집 없는 개가 소녀를 끌 가까이 가까이 한 송이 물송이가 벌어지다 끌 끌어안으며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아닌 벌어지며 끌 한 송이 물송이가 벌어지다 사랑은 문자의 얼굴이 흔들렸다 나는 나의 개를 들여다보았다 말과 세상이 다른 어둠 속에서 끌 한 송이 벌어진 방향으로 나는 나의 사나운 발을 끌다 상한 두 짝의 날개를 끌다
웹진 『시인광장』 2016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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