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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희 시인 / 백합은 어디쯤
엉덩이에게 의자는 뭘까요 꼿꼿한 허리가 활짝 피네요. 커피도 크래커도 없이 순수한 사랑이라면 부챗살처럼 펴지는 나팔나리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반복적으로 메일이 날아들고 백합은 점점 납작해져가요.
밀었다 당겼다 굴리는 엉덩이 일과는 처리해도 산더미 같아요. 의자 위에 백합을 앉혀두고 기꺼이 엉덩이는 야근을 하죠. 낮의 시간만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이죠. 쉴 틈 없이 점령하는 보고서가 눌린 백합을 두근거리게 해요.
뛰는 맥박, 빠르게 뱉어내는 한숨에도 한여름 밤의 피크닉을 생각해요. 엉덩이 뻐근하도록 회의를 했으니 오후는 현기증이 밀려오죠. 부챗살처럼 펴지던 골반의 안쪽이 더 이상 수평의 각을 잃었을 때 화들짝 꽃피는 사각 휴지통.
웹진 『시인광장』 2018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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