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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천 시인 / 슬랙라이너(slackliner)
안드로메다까지 밧줄을 건다
땅 위에서 몸을 띄워 줄 위에 선다
발아래는 눈 덮인 천 길 크레바스
그대로가 하나의 거대한 棺
쉼표의 낙화와 마침표의 장애물
현기증으로 흔들리는 날카로운 모서리에 선다
보이는 건 이름 없는 투명한 눈
아득한 無, 有의 바다
백색은 네가 아니다
색체는 밖에 있고 너는 내 내부에 있다
눈을 감아야 보이는 너의 눈동자
빛의 명암을 제어해야 만날 수 있는 너
광활한 영토에 영롱한 색을 품어가는 길이다
상상의 줄에서 한 순간도 내려올 수 없는
고도에서 흘러내리는 별빛을 받아 적어야 하는
계간 『시산맥』 2017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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