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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옥 시인 / 적재량
이 집에는 아픈 사람이 있다. 아픈 사람이 있는 집 아이는 슬픈 표정을 숨길 줄 안다.
꼬리가 휘어진 채 도망가는 고양이를 본다. 너는 평생 이렇게 살게 될 거다. 벽을 타고 건너오는 것들. 얼굴을 만지면 얼굴이 만져진다. 내가 키우던 고양이는 고양이 너머로 간다.
모르는 사람의 과거를 본다는 사람 죄를 쥔 손을 등 뒤에 감추고 웃고 있는 사람.
붉은 기운이 가득한 방 안에서 시간이 끊어져 버린 걸 모르고 있다.
귀를 흔드는 물소리
얼굴 위로 얇은 이불을 덮으면 나는 조금 위로 받는 기분이 된다.
옆방엔 신을 모신다는 사람이 살고 있다. 비가 오는 날엔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다. 나는 손님이 되어 본 적 없었다.
월간 『현대시학』 2016년 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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