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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형 시인 / 침묵
관목 가지 옆 지나갈 때 고요한 하늘 멧새 두어마리 옆나무 가지로 옮겨 갑니다 가슴 속 불빛을 안고 가볍게라는 말보다 더 가볍게
저 깃털같은 것이라 하여 고통이 없겠는가 생각했습니다
시집 『나는 너를 닮고』(푸른사상, 2011)중에서
이선형 시인 / 공명(共鳴)
한자리에 서서 몸이 그저 눈인 줄 알았던 나무도 지나는 이의 소매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때 있다 이내 놓치고 말지만
고집부리는 마음이 소매를 당기고 있다 어둑한 저녁이 걸어 나갈 길 뻔한데도,
나무야, 우리는 잠깐 손가락을 꺼냈다가 넣는구나 햇빛이 우리 몸에서 그림자를 끄집어내어 바닥에 삐죽 그려놓았다가 이윽고 거두어 넣는 저녁
하지만 몸 안에는 공명의 그림자 늘 있어,
신발 뒤축은 비스듬히 낡아가고 나무 창틀은 기우는 볕으로 등이 마른다 저도 모르게 짓는 사소한 표정이 보고 있는 사물 저 너머
시집 『나는 너를 닮고』(푸른사상, 2011)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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