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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시인 / 다보탑을 줍다
고개 떨구고 걷다가 다보탑(多寶塔)을 주웠다 국보 20호를 줍는 횡재를 했다 석존(釋尊)이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 땅속에서 솟아나 찬탄했다는 다보탑을
두 발 닿은 여기가 영취산 어디인가 어깨 치고 지나간 행인 중에 석존이 계셨는가 고개를 떨구면 세상은 아무데나 불국정토 되는가
정신차려 다시 보면 빠알간 구리동전 꺾어진 목고개로 주저앉고 싶은 때는 쓸모 있는 듯 별 쓸모 없는 구리동전 그렇게 살았다는가 그렇게 살아가라는가
시집 『다보탑을 줍다』(창작과비평, 2004) 중에서
유안진 시인 / 계란을 생각하며
밤중에 일어나 멍하니 앉아 있다
남이 나를 헤아리면 비판이 되지만 내가 나를 헤아리면 성찰이 되지
남이 터뜨려 주면 프라이감이 되지만 나 스스로 터뜨리면 병아리가 되지
환골탈태(換骨奪胎)란 그런 거 겠지.
시집 『둥근 세모꼴』(서정시학, 201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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