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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호수천신과 수호천사 (유송자, 데레사, 국제 가톨릭 형제회(AFI) 가톨릭평화신문 2020.12.20 발행 [1593호]
문: 천주 무슨 임무를 천신들에게 맡기시느뇨?”
답: 천주 여러 가지 임무를 천신들에게 맡기시는 중 특별히 사람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기시느니, 각 사람에게 날 때부터 호수천신(護守天神) 하나씩 정하여 주시느니라.”
문: 각 사람이 호수천신께 할 본분은 무엇이뇨?”
답: 사람이 호수천신께 할 본분은 그를 경애하며 그 도움을 구하며, 또한 그 잠잠히 타이름을 잘 들음이니라.”
위에 쓴 문과 답은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 들어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뜻도 모르고 달달 외웠던 「천주교 요리문답(天主敎要理問答)」 조목 중 30~31항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어릴 때 외운 것이라 지금도 가끔 옛말인 ‘호수천신’이라는 용어를 쓸 때가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젊은이가 많아서 ‘호수천사’라고 고쳐서 말하면 “아~ 수호천사요” 하며 웃고는 합니다.
얼마 전, 안동교구의 전 교구장이신 두봉 주교님께서 제가 사는 합정동 AFI 본부에 오셔서 미사를 집전해주셨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수호천사에 대해 강론을 하시면서 “여러분 중에 수호천사의 보호하심을 체험한 사람이 있습니까?” 하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모두가 조용한 가운데, 저는 마치 기적 같은 체험을 했던 저의 경험을 신앙고백 하듯 말씀드렸습니다.
당진 대전 간 고속도로, 서공주에서 유구 쪽으로 4~5㎞ 거리에 저의 고향으로 가는 마곡사 IC가 나옵니다. 당시 저는 혼자서 모닝이라는 차를 타고 귀향 중이었습니다. 마곡사 IC 전방 2㎞쯤에서 출구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2차선에서 짐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의 뒤를 천천히 따라가고 있었는데, 출구가 1㎞도 남지 않은 지점에서 갑자기 1차선으로 나가야겠다는 마음의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났습니다. 제가 1차선으로 이동하는 바로 그 순간, 대형 트럭의 덮개가 열리면서 철길을 놓는 커다란 나무토막 한 개가 고속도로 위로 떨어져 내렸습니다. 그 순간 저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액셀을 밟았습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수호천사의 보호하심을 감동으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엔 언제 어디를 가든지 수호천사가 늘 저를 보호해주신다고 생각하며, 특히 밤 길이나 무서울 때 수호천사께 보호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하곤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천사의 존재를 등한시하며 수호천사를 잊다시피 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체험을 한 후부터 저는 삶의 순간마다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대처가 저의 능력이나 지혜로움 덕분이 아니고, 성령님과 수호천사의 보호하심이었음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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