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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예수님의 멍에는 가벼운가? (유송자, 데레사, 국제 가톨릭 형제회) 가톨릭평화신문 2020.12.25 발행 [1594호]
성탄절을 맞이하여 기뻐하고 즐거워하다 보면 어느새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올해에도 우리 각자는 주님께서 주신 사랑과 평화, 기쁨과 안식이 있었고, 지고 온 멍에와 짐도 있었을 것이기에, 마지막 남은 며칠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새해맞이 준비를 하면서 지나온 해를 되돌아보다가, 지난여름 피정 중에 지도신부님이 주신 마태오 복음 11장 28-30절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마태오 복음을 읽으면서 묵상했던 저의 멍에와 그리스도의 멍에에 대해서 성찰한 것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저는 긴 세월 동안 수십 번 들어왔던 이 말씀 중에서 매번 듣고 싶고 좋아했던 구절,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리라” 만을 기억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다음 구절은 귀에 들리지도 않았고, 마음에 남아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묵상을 해보니, 주님께서 주시겠다는 안식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온유하고 겸손하신 주님을 닮아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주님, 제가 어찌 감히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울 수 있겠습니까? 겸손과 온유보다는 오만과 불손으로 가득 찬 제가 감히 어떻게 주님의 멍에를 메고 배울 수 있겠습니까?’
실망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푸념하면서 다음 주제로 주신 이사야서 43장을 열고 묵상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앞을 가려서 성경책을 덮고 말았습니다.
“이스라엘아, 너를 빚어 만드신 분,…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네가 물 한가운데를 지난다 해도 나 너와 함께 있고… 네가 불 한가운데를 걷는다 해도 너는 타지 않고, 불꽃이 너를 태우지 못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이사 43,1-7)
마태오 복음 11장을 읽고 실망하는 저의 마음에 이 성경 말씀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가 주님의 멍에를 질 수 없다 해도, 주님께서는 저를 은총으로 도와주시고 저와 함께 계신다는 확신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멍에와 십자가가 아무리 무겁고 힘들어도 하느님 사랑이 더욱 크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실된 마음으로 주님의 멍에를 멜 때 그 멍에는 편하고 그 짐이 가벼울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지극한 가난 속에서 겸손하게 태어나신 이 성탄절에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며, 기쁘게 주님을 따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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