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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대건로’ 이학주 요한 크리소스토모(신문취재부 기자) 가톨릭평화신문 2021.03.14 발행 [1604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탄생 200주년 희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까지 더해진 까닭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김 신부와 관련한 책과 라디오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가 나왔다. 기념 메달도 제작되고, 캐릭터와 서체까지 개발됐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인 첫 사제 성인과 그의 행적이 교회 밖에도 널리 알려지는 듯하다. 잘된 일이다. 노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도 나온 김대건 신부의 이름을 점차 우리 주변에서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예로, 1984년부터 2010년 무렵까지 서울 지도에는 ‘대건로’라는 도로가 있었다.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과 첫 교황 방한을 기념해 서울시가 붙인 도로명이다. 역사적 인물에서 이름을 딴 서울 도로 30여 개 가운데 대건로는 유일하게 가톨릭 관련 인명을 쓴 사례였다. 그러나 현재 지도를 보면 ‘대건로’라는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도로명 주소 개정이 이뤄지면서 대건로가 ‘강변북로’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나름의 이유야 있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순 없다. 인근 마포로ㆍ창전로ㆍ신촌로 등은 온전히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사적 인물에서 이름이 유래한 서울 도로 가운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길은 오직 대건로뿐이다. 조선 문신ㆍ학자 송시열의 호에서 따온 ‘우암길’이 ‘혜화로’로 개칭된 경우가 있지만, 이름만 바뀌었을 뿐 도로 원형 자체는 유지된다는 점에서 대건로와 다르다.
김대건 신부는 중ㆍ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미 군정기 ‘국사 교본’에서부터 개근하던 성인은 중학교 6차 과정을 끝으로 더는 등장하지 않았다. 한국사로 바뀐 현행 교과서도 마찬가지다. 직접 살펴본 6종 교과서 가운데 김대건 신부 이름이 나온 사례는 없었다. 딱 1종에만 자투리에 작은 글씨로 “조선인 신부가 탄생하였다”고 에둘러 언급될 뿐이었다. 성 김대건 신부 희년을 계기로 김 신부가 다시 우리 국민 곁에 가까이 다가오게 되기를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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