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성백선 시인 / 노랑망태버섯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20.

성백선 시인 / 노랑망태버섯

 

 

연일 투하되는 구름의 폭격

안녕 대신 노랑, 하면 비가 그친다

젖은 커튼을 젖히니 젖은 풍경이 나온다

겉과 속이 솔직한 이중 유리창

 

매달려 있는 구름의 우울을 박박 닦고

아침의 고요에 닿는다

숲은 언덕에서 산책과 마주친다

나무들의 비탈을 쉼표로 이해하면

 

우산이 수월해진다 모종의 모략이

언제 펼쳐질지 모르는 잡목림

중년 여자가 피어난다

흡사 미망인의 뒷모습일까

 

음습한 장마를 닮은 여자

끝까지 실체를 감추려하지만

세가 기울어 함락당하면

급박한 운명을 민첩하게 받아들이면서

 

망토를 벗어던지는 여자

질투를 둘러싼 암투도 단숨에 겨루고

숲엔 초록만 남겼다 그것이 그녀가

두 시간이란 짧은 생을 살다 가는 방식이다

 

 


 

성백선 시인

1965년 충남 예산에서 출생.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8년 《사이버 문학상》과 계간 《시작》에 〈애어리염낭거미〉외 4편을 발표하며 詩作활동 시작. 시집으로 『분합문』(시학, 2011)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