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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원 시인 / 투병
붉은 파도가 반쯤 눈물이 반의 반 그리고 성분을 알 수 없는 불투명한 물질이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몸 깊은 곳 순간순간 그들이 섞여지는 비율에 따라 아침엔 어깨가 결리고 밤에는 심장이 아프다 오늘도 누군가 입을 벌려 돌을 던진다 돌이 만드는 파문에 불투명한 물질이 쏟아지고 눈물이 몇 방울 떨어지고 붉은 파도가 방파제를 뛰어넘는다 돌팔매가 돌팔매와 만나 또 다른 돌팔매를 부르는 이면도로, 가슴이 욱신거리고 박동이 빨라지다가 실금이 간다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틈으로 다 흘러나와 서로의 상처를 손가락질하는 구부러진 적의들, 성혈로 빚어진 상처투성이 인간들이 흉터 없는 타인을 갈망하는가 세상은 목마른 내 손바닥에 금 간 잔을 올려놓는다 그러나 어쩌다 오늘은 황금비율? 뇌우가 그쳤다 다시 몰아쳐도 맥박이 일정하고 돌이 날아오는 방향을 알 수 없어도 혈압이 오르지 않는다, 약간의 어지럼증은 고독을 텅 빈 흉곽 안에 걸어 잠그기에 효과적이다
계간 『시와 함께』2020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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