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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탁경자 시인 / 섬유근육통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23.

탁경자 시인 / 섬유근육통

 

 

낯선 길에서 방향을 잃은 것처럼

병원에서 알게 된 낯선 병명

알약만큼의 흐릿한 세월을

약봉지에 넣고 걸어오는데

언제 도질지 모르는 통증들이

역류를 하듯 목을 조인다

혈관이 좁아지고 있다고,

내 몸속 울음의 부리들

심장을 찔러대도

그냥 꾹꾹 눌러 두었던 것이

길을 잃고 점점 좁아졌나 보다

차츰 무관심으로 경작된 몸 어딘가

가시넝쿨이 자라고 있는지

목구멍이 자꾸 깔끄럽다

처방전을 열어보니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나를 빤히 올려다 본다

약을 먹는다

길 잃지 않기 위하여

묵정밭 부지런히 일궈야겠다.

 

 


 

탁경자 시인

2017 <애지>에 「거푸집」, 「아버지의 강」, 「못」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