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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권경애 시인 / 어찌 하려고요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26.

권경애 시인 / 어찌 하려고요

 

 

그대여

봄, 하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그대가 입술을 오므려

봄이라고 말하는 순간

누군가 입맞추고 가 버리면

어찌 하려고요, 아니

누군가 입맞춤하고 달아난 뒤

아, 하고 놀라는 순간에

입 속으로 씨앗 하나 들어와

싹을 틔우면

어찌 하려고요, 아니

아니에요

꽃 핀 다음에

이내 져 버리면

그 기나긴 정적을

다 어찌 하려고요.

 

 


 

권경애 시인

2000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누군가 나를』, 『러브 버그』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