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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안영 시인 / 해변의 탄생
피 묻은 엉덩이를 때려 울음 끝 첫 숨을 달듯
잡혀진 깃털 하나 출발선에 세워주니
완주할 선명한 먹선을, 결승선을 그어야하는
선안영 시인 / 11시 11분
시계를 바라본다. 우연한 11시 11분 간절히 한 사람을 생각한다는 그 속설의.....
혼자서 울기 참 좋은 소나기 날 빗 같은
끝내는 가 닿고픈 한 사람의 결이 있어 나란히 촛불 속을 걸어 나온 영혼처럼
가까운 죄 같은, 재 같은 운명을 점쳐본다
선안영 시인 / 2월
맹세하며 내걸었던 짧았던 새끼손가락
이가 빠진 꽃 그림자 추신처럼 숨이 짧고
생일날 세 번을 울고 하루가 다 기운다
선안영 시인 / 젖은 구두 한 짝
영원과 가장 먼데서 한 호흡이 완벽했다
이지러진 당신과 꽃대가 상한 나여!
타이어 자국을 씻어내려 밤 빗속에 서있었으니
뒤축 다 닳은 반달로 서로에게 이울어
길 더듬는 호흡으로 주름지며 우묵해지며
그믐의 빛과 어둠을 함께 나눠 먹여주었으니
선안영 시인 / 산동마을
초유(初乳)의 젖 내음 사방으로 번지는 마을 가고 없는 어머니의 잔잔한 눈빛일까 참았던 노란 그리움으로 산수유 꽃이 핀다.
몸 하나도 가누기 힘든 비탈진 바람받이에 난, 오감을 퍼득이며 회귀하는 물고기 물살에 흐린 눈 씻고 비릿한 비늘 벗는다.
옛길을 더듬어서 온전히 두 눈을 뜬 채 힘껏 차고 올라 한 고비 넘어, 넘어서 정갈한 꽃그늘에 누울 때 햇살 한 줌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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