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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점순 시인 / 달의 어깨가 춥다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1. 11. 25.

이점순 시인 / 달의 어깨가 춥다

 

 

세상의 시간에서

서슬 실린 삶

남매를 쫓던 호랑이에게

동아줄은 없었듯이

내게도 없는가

 

노숙에 지쳐 낙엽처럼 가벼운

네 숨소리

내 숨소리

세상엔 없을 소리를 끌어안고

누런 夕刊 밑에서 신음한다.

 

지구를 열 번은 돌았을 객쩍은 상념들

‘없음’으로 털어 내고

바람도 헛돌고 메아리도 돌아오지 않는

13월

빈들에 서 있다.

 

안개 속달이 운다.

 

 


 

 

이점순 시인 / 꽃씨

 

 

타박타박 들길에

꽃씨아가씨

 

봄옷이 부끄러워

늦잠자는 순둥이

꿈뻑 꿈뻑 잠꼬대에

 

봄노래 하지요

 

 


 

이점순(李點順) 시인

전북 남원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과 졸업. 2013년 월간 문학세계 등단. 시집 : 《잡담》. 진안문인협회 이사. 인성 전통놀이 강사. 진안 성수 주조장 운영. 전북 진안군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