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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정인 시인 / 십자가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6. 10.

김정인 시인 / 십자가

 

 

이마에서 가슴으로

심장 깊숙이 성호를 긋습니다

봉숭아 꽃물 들인 새끼손가락은

철 만든 마이처럼 맥도 짚지 못하며

장지만 따라 다닙니다

기도의 중심은

몸과 마음이 주님께 향하는 곳에 있다는데요

그 새끼손가락

십자가 건성으로 지고 가는 내 모습 같아

다시 무릎을 꿇습니다

내 십자가 내가 튼튼히 못 박을 때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

왜 모른척하고 살았을까요.

 

-김정인 시와 십자가 중에서

 

 


 

 

김정인 시인 / 땅거미

 

 

수줍은  얼굴을  내밀며

찾아온  세상

이글거리는  태양의  열기속에서

욕망과  희망.. 사랑과  함께

힘차게  힘있게  살았노라

나를  자랑할때

어느새  인생의  땅거미가

내려 앉는구나..

 

아 ~~~~~

마지막 빛을 비추리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빛이여!

땅거미가 지는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그대와  노래하며

가슴에  남기고  가리라!

 

 


 

김정인 시인

서울에서 출생. 경북 상주에서 자람. (본명: 金貞熙).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오래도록 내 안에서』(문학수첩, 2004), 산문집 <엄마는 7학년>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