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시인 / 간고등어
어물전 한 편에 짝지어 누운 한물간 고등어 속 다 덜어내고 상처에 굵은 소금 한 줌 뿌려 서로의 고통 끌어안고 있다
무슨 연으로 먼 바다를 떠돌다 한 생이 끝나도록 저렇게 누웠을까 지아비 품 크게 벌려 아낙의 푸르딩딩한 등짝 안고, 빈 가슴으로 파고든 아낙 짭조름하게 삭아 간다
남세스러운 줄도 모르고 대낮부터 포개고 누워있는 저 부부 눈도 깜박 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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