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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언주 시인 / 간고등어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12.

이언주 시인 / 간고등어

 

 

어물전 한 편에 짝지어 누운

한물간 고등어

속 다 덜어내고 상처에

굵은 소금 한 줌 뿌려

서로의 고통 끌어안고 있다

 

무슨 연으로 먼 바다를 떠돌다

한 생이 끝나도록 저렇게 누웠을까

지아비 품 크게 벌려

아낙의 푸르딩딩한 등짝 안고,

빈 가슴으로 파고든 아낙

짭조름하게 삭아 간다

 

남세스러운 줄도 모르고

대낮부터 포개고 누워있는 저

부부

눈도 깜박 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언주 시인

2011년 《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그림자 극장』(2015, 현대시학)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