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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정수자 시인 / 작란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17.

정수자 시인 / 작란

 

 

가까이를 묻습니다

팔을 더 멀리 두며

 

금지가 많을수록

긍지가 줄어들듯

 

잡힐 듯 커져만 가는

착시의 작란처럼

 

가까이를 찾습니다

앞서려 흘리고 왔을

 

지하의 푸른 비명

빙하의 푸른 자진

 

멀리서 눈물겨웠나니

미리 쓴 미래처럼

 

-《상상인》 1호

 

 


 

 

정수자 시인 / 컨트롤씨 안녕?

 

 

어제의 나를 복기해 오늘의 나를 산다

Ctrl C 없이도 맥박은 같다는데

 

복부는 왜 불어나는지

뱃심은 또 풀리는지

 

컨트롤이 없어도 컨트롤씨는 여일하고

가두리 복제인가 이편저편 돌아보다

 

독박 쓴 행간이 있나

간을 재다 파하다

 

시라는 당랑거철 조라는 율의 당하

묘파는 수만린데 파란일랑 수수만리

 

여백도 박제가 될라

더늠이나 눌러보다

 

<오늘의시조> 2022. 제16호

 

 


 

정수자 시인

1956년 용인에서 출생.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 장원으로 등단.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으로 『저물 녘 길을 떠나다』, 『세상에 저녁이 오면』 등이 있음. 중앙시조대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작품상, 수원문학작품상, 중앙시조대상 수상. 현재 『열린시학』 편집·기획위원, 아주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