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엄란숙 시인 / 연우가(南歌)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17.

엄란숙 시인 / 연우가(南歌)

-비는 그대 마음이다.

 

 

하늘이라는 곳간에서 명주솜만을 지게 가득 등에 지고 왔다 명주솜만큼 한 그대의 무게, 그대 보고플 적마다 지게 작대기로 마른 땅을 툭툭 치며 명주솜 한 뭉치 던져 산을 부려놓고 몇 걸음 걸음 그대 심심치 않으시도록 큰 소리로 바위를 불러 골짝을 만들고 주먹만한 솜뭉치, 뭉치 복숭아나무 끝에 매달아 장무상망(長無相忘) 불을 밝히면 때때로 마음 깊은 곳에서 흐르던 눈물, 눈물 맑은 여울을 이루기도 하였으나 그대 눈빛이 뿜어내던 한숨은 먹장구름으로 내 문턱을 넘어가지 못하였다

 

비는 그대 마음이다

명주솜으로 이룬 세상 하나

이토록 흠씬 젖게 하나니

그 세상속의 사람 하나

이토록 흠씬 울게 하나니

 

 


 

엄란숙 시인

1967년 전북 전주에서 출생. 전주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 2006년 <시와 사람>을 통해 등단. 현재 순천문학 동인이며 인터넷신문 <뉴스큐> 편집국장.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