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유지인 시인 /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9. 28.

유지인 시인 /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무슨 생각을 하니

궁금해 궁금해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무얼 하고 싶니

궁금해 궁금해

 

너와 함께 있는 이 시간

내 앞에 있는 너의 모든 걸

알고 싶어 하는 내 맘은

별빛이 되어 반짝이는데

리 둘이 있는 이 순간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에

듣고 싶어 하는 내 맘은

작은 떨림이 되어 미소짓는데

 

우리 어느 별에서 헤어졌을까

이제 너를 부른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유지인 시인 / 양서류의 피는 빨갛다

 

 

사내는 간밤에 사고로 죽은 양서류의 피를 보았다

처음 본 붉은색이다

흘려들은 말이 더 깊이 박히는 거라고

수군거림의 소음 속에서 자라온 사내는 난청이다

덜 여문 귀가 자라기 좋은 곳은 다름 아닌 늪이다

늪의 생리란 한 번 삼키면 토해놓지 않는데 있다고

사내는 종교처럼 빠져드는 일에 맨몸으로 먹을 갈았다

제대로 한 번 휘갈기지도 못한 북음의 문장들이

살면서 대책 없이 선명해질 때 있다

그럴 때마다 사내가 늪에 토해놓은 말들을 먹고 자란

음지식물들이 근질근질해진 입술을 하늘로 바짝 치켜들고 있다

너의 피를 보여줘!

지워지지 않는 출생의 비밀이 혼곤한 잠을 흔들고

뼈 없는 바람이 사내를 일으켜 세우다 지쳐 돌아갔다

물밑의 수초가 불온한 상상으로 배를 부풀리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폭풍의 살 끝에서의 잉태를

사내는 양서류의 푸른 피라 여겼다

태양을 밟고 다녀도 뜨거워지지 않는

온몸을 떠도는 음습한 피를 푸른빛이라 여겼다

혈통 없는 왕국에서 사내의 수혈에 대한 갈망은

거짓말의 서사처럼 자꾸 자라갔다

허기진 늪이 빨판처럼 사내를 끌어당겼다

자동차 엑셀을 밟아가는 사내의 객기를 후려치는 빗줄기 속

양서류의 내장에 아프게 고여 있던 붉은 피를 보다

사내는 처음으로 자신의 피가 빨갛다는 것을 알았다

음지식물들에게 늪은 더 이상 늪이 아니다

 


 

유지인 시인

전북 정읍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1시안으로 등단. 현재 문학치유 강사. 글쓰기교사.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