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 시인 / 도깨비 감투 사람이라면 누구나 쓰면 쓴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도깨비 감투를 쓰고 있다 모든 사람은 제 도깨비 감투를 쓰고서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들 간다 인간들은 모두 사람 감투를 쓰고 있다 이 세상에 사람들만 사는 줄로 알게 된다는 사람 감투를 쓰고서 투명인간처럼 나아간다 이갑수 시인 / 시간에 대한 명상 그의 주소는 존재하는 것들 그 비좁은 곳에서 낭창하게 살아간다 그의 마음은 너무 얇은 창호지 무게 없는 햇살에도 쉽게 구멍이 뚫린다 그가 사는 동네는 아주 번창하나 집집마다 평균신장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하얗게 늙은이 구멍가게에서 서성이다 현기증을 구입한 뒤 절뚝거리며 간다 그의 이웃들은 이목구비가 다들 뚜렷하고 체격은 건강하며 모두들 홀로 산다 그들의 직업은 아주 다양하고 울긋불긋한 옷을 즐겨 입는다 그는 절대로 벙어리가 아니다 소리와 부딪힐 때마다 혼자 중얼거린다 새벽녘 누가 희미하게 불러주면 언제나 얼른 멀리 도망가 겨우 존재하는 것들 속으로 숨는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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