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공채 시인 / 망향 강원도에서 울던 새가 그 삼림 속으로 날아 가 버린다. 잠잠하게 가라앉은 청공(靑空)은 저편 동해 물소리에 귀가 멀었다. 대한민국의 한쪽, 아직도 청청하게 푸르러 빛나는 목화의 기를 흔든다. 원목을 두들기는 통(桶)소리, 강원도에서 날던 새가 울며 가버린 아득한 삼림에 희디흰 빛이 자꾸 일면서 가만한 옛 고향의 소리도 살아나온다.
정공채 시인 / 꿈결에 이봐! 언뜻 들리지도 않니? 우리 모두 그런 꿈결에 다 놓친다 놓치고 간다. 누가 맨 먼저 꿈결이란 말을 썼는지? 세상을 사랑을 꿈결에 꽃 피우다 지운다. 밀려가는 물결 그 한 동작(動作)에 벌써 떠내려 가버린 안 보이는 꽃잎이다. 꿈결에 이봐! 너는 아직 살아있니? 꽃잎이 꿈결 속에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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