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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정공채 시인 / 망향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10. 6.

정공채 시인 / 망향

 

 

강원도에서 울던

새가

그 삼림 속으로 날아

버린다.

 

잠잠하게 가라앉은

청공(靑空)

저편 동해 물소리에

귀가

멀었다.

 

대한민국의 한쪽,

아직도

청청하게 푸르러

빛나는 목화의

기를

흔든다.

 

원목을 두들기는

()소리,

강원도에서 날던

새가

울며 가버린

아득한

삼림에

희디흰 빛이 자꾸 일면서

가만한

옛 고향의 소리도 살아나온다.

 

 


 

 

정공채 시인 / 꿈결에

 

 

이봐! 언뜻

들리지도 않니?

 

우리 모두 그런 꿈결에 다 놓친다

놓치고 간다.

 

누가 맨 먼저 꿈결이란 말을 썼는지?

세상을

사랑을 꿈결에

꽃 피우다 지운다.

 

밀려가는 물결 그 한 동작(動作)

벌써 떠내려 가버린

안 보이는 꽃잎이다.

 

꿈결에 이봐! 너는

아직 살아있니?

꽃잎이 꿈결 속에 안 보인다.

 

 


 

정공채(鄭孔采) 시인(1934.2008.)

1934년 경남 하동군 출생. 연세대 정외과 졸업.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등단. 1957년 이래 부산일보ㆍ학원ㆍ민족일보 등의 기자를 거쳐 1968년 조선맥주 선전부장 등 역임. 동인지 [시단(詩壇)] [현실]의 창간 동인이었고, 1973년 동인지 [목마시대]를 발간. 1998년 현대시인협회 제15대 회장 역임. 현대문학상, 시문학상, 문학협회상,편운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