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한옥 시인 / 할머니와 쓰레기 할머니는 오늘도 쓰레기를 들고 나가신다 할아버지 아빠 엄마 다 있는데 왜 할머니 혼자 쓰레기를 버리시는지 궁금해서 여쭈어보았다 ㅡ할머니! 할머니는 시인이시죠? ㅡ응 ㅡ그런데 왜 할머니만 쓰레기를 버리시나요? ㅡ응, 그건 말이다 날마다 낮에는 집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란다, 왜 그러냐? ㅡ시인이신 할머니가 가여워요 했더니 할머니께서 나를 와락 끌어안고 우는 척하셨다 나는 ㅡ할머니 슬퍼하지 마세요 떡두꺼비 같은 제가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날마다 따라 나가 줄게요 했더니 할머니는 우는 척 하시다가 그치셨다 -동시집 『햇빛 밥』 2021. 문학과사람 손한옥 시인 / 햇빛 밥 엄마 햇빛이 밥그릇에 소복해요 햅쌀밥처럼 맛있겠어요 반찬 그릇에도 반짝반짝 빛나요, 하얀 밥풀처럼 붙어 숟가락으로 소복소복 떠 먹어보면 오물오물 따끈따끈 참 맛있겠어요 엄마, 엄마도 어서 와 봐요, 햇빛 밥 한 숟갈 떠 먹어봐요 -동시집 『햇빛 밥』 2021. 문학과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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