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손한옥 시인 / 할머니와 쓰레기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10. 7.

손한옥 시인 / 할머니와 쓰레기

 

 

할머니는 오늘도 쓰레기를 들고 나가신다

할아버지 아빠 엄마 다 있는데 왜 할머니 혼자 쓰레기를 버리시는지 궁금해서 여쭈어보았다

ㅡ할머니! 할머니는 시인이시죠?

ㅡ응

ㅡ그런데 왜 할머니만 쓰레기를 버리시나요?

ㅡ응, 그건 말이다

날마다 낮에는 집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란다, 왜 그러냐?

ㅡ시인이신 할머니가 가여워요

했더니 할머니께서 나를 와락 끌어안고 우는 척하셨다 나는

ㅡ할머니 슬퍼하지 마세요

떡두꺼비 같은 제가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날마다 따라 나가 줄게요 했더니

할머니는 우는 척 하시다가 그치셨다

 

-동시집 햇빛 밥2021. 문학과사람

 

 


 

 

손한옥 시인 / 햇빛 밥

 

 

엄마

햇빛이 밥그릇에 소복해요

햅쌀밥처럼 맛있겠어요

반찬 그릇에도 반짝반짝 빛나요,

하얀 밥풀처럼 붙어

숟가락으로 소복소복 떠 먹어보면

오물오물 따끈따끈 참 맛있겠어요

엄마, 엄마도 어서 와 봐요,

햇빛 밥 한 숟갈 떠 먹어봐요

 

-동시집 햇빛 밥2021. 문학과사람

 

 


 

손한옥 시인

경남 밀양 출생. 2002미네르바로 시 등단. 2006한국미소문학으로 동시 등단. 시집으로 목화꽃 위에 지던 꽃』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 『13월 바람』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 『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