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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조명 시인 / 청보라달개비

by 파스칼바이런 2022. 11. 26.

조명 시인 / 청보라달개비

-금강시편

 

 

아버지 보듯 꽃을 보고 꽃 보듯 아버지 본다

먼 강물소리 바투 들려오는 저물녘

자주달개비를 청보라달개비라 부르며

꽃 보듯 아버지 보고 아버지 보듯 꽃을 본다

여중생 교복 입고 먼발치에서

태양빛 사그라져 폐허로 접어든 당신 보던 그날

본 적 없는 청보라꽃 딸의 화단에 심던

아버지 보듯 꽃을 보고 꽃 보듯 아버지 본다

별밭 달려온 석양이 꽃밭에 든다

먼 별에서 인 듯 아버지가 연인 같다

 

웹진 『시인광장』 2022년 7월호 발표​

 

 


 

조명(趙明) 시인

1955년 충남 유성 출생. 중앙대학교 사범대학 유아교육학과와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 석사 졸업. 2003년 계간 《시평》에 〈여왕코끼리의 힘〉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으로 『여왕코끼리의 힘』(민음사, 2008) 『내 몸을 입으시겠어요?』 등이 있음. 제6회 ‘매계문학상’ 본상 수상. 현재 <예버덩문학의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