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혜 시인 / 사랑굿 10
내 한숨 바람 되어 그대 목에 감기어 들면 그게 난 줄 알아 모른 체 비켜 주오 살을 베어 살을 벌지 못하듯 물이 피가 될 리 없겠지마는 잊은 마음 전혀 없어 바람이려오
몇천 년을 살려고 그대 나의 기쁨이어서는 아니 되오
허리 묶인 홍사(紅絲) 풀어내고 나도 그대의 꽃이 되고 싶으오
돌을 심어 싹이 나도 아니 오시겠오 바람 불면 멀어 있는/ 달로 오시게.
김초혜 시인 / 사랑굿 36
구름에 가려도 제 빛인 하늘 먼지에 흐려도 맑은 그대 서로 비워 환한 우리 시들지 않게 두자 그르다 해서 치우지 말고 옳다 해서 애쓰지 않으며 안에 있는 울음과 밖에 있는 웃음이 다르다 해서 조바심도 말며 이쪽에 있어야 저쪽이 보이듯 멀어 있으며 종내 못 잊는 우리가 되자
김초혜 시인 / 어머니 2
우리를 살찌우던 당신의 가난한 피와 살은 삭고 부서져 허물어지고
한 생에 가시에 묶여 살아도 넘어지는 곳마다 따라와 자식만을 위해 서러운 어머니
세상과 어울리기 힘든 날에도 당신의 마음으로 이 마음 씻어 고스란히 이루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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