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숙 시인 / 내 삶의 예쁜 종아리
오르막길이 배가 더 나오고 무릎관절에도 나쁘고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시집 <내 삶의 예쁜 종아리>-
황인숙 시인 / 강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이인성의 소설 제목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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