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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류미야 시인 / 레 미제라블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3. 2. 7.

류미야 시인 / 레 미제라블

 

 

날아든 돌멩이가 뾰족할수록 말여, 맞은 놈 설움이사 갑질 더한 벱이제 그러니 농이나 진탕 농치든지 말든지

 

자자, 이거나 들어 속 푸는 덴 최고니께 속 다 쎅이고 따짐 뭐혀 죄다 한통속인 걸 참말로 생각할수록 웃기는 짬뽕들이제

 

울 거튼 무지랭이야 안중에나 있겄어? 거 뭐냐 표 구헐 땐 지랭이같이 기더구만 그담 달 이짝 동네는 강제철거 들갔당께

 

넨장할, 어째 인생이 살수록 겨울인감 울 엄니 아부지는 세월 어찌 녹이셨누? 철들자 무덤 가겄네…… 억울해서 워쩌!

 

분탕질 쳐보든가 쌈박질 해보든가 머리 박고 대거리한들 뾰족한 수나 있간디? 자 자 자, 술이나 먹자고 피차 진탕 아니겄어?

 

-시집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서울셀렉션, 2021.

 

 


 

 

류미야 시인 / 내 마음의 우포

 

 

바닥 모를 수심이라도

너의 끝에 닿고 싶었다

돌아보니, 못 떠나는

내가 나의 늪이었다

어둔 밤

빗소리에 숨어

글썽이는

저 우포

 

 


 

류미야 시인

1969년 경남 진주 출생. 서강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2015년 월간 《유심》 신인상을 통해 시조 등단. 시조집으로 『눈먼 말의 해변』과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가 있음. 공간시낭독회문학상 등 수상. 2020년 중앙시조신인상을 수상.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발행인 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