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포 시인 / 눈과 물이 하나가 될 때 그녀가 전화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무서워요
문을 무심코 열었을 때 지진 같은 흔들림을 예측할 수 없었어요 평화로운 눈이 물이 된다고 말을 했다
실은 거짓말 같은 위로다
가녀린 미소 뒤에 슬픈 옷을 걸치고 울먹이는 목소리가 물이 될 수 있을까 여자의 뒷모습을 자꾸 보게 된다
목소리 작은 여자의 목이 내 몸보다 길어질 때 가여워서 안아주고 싶었으나 상황을 모른 척,
너와 나의 관계는 몇 미터 거리에 두어야 완전해질까
처음 들어본 전화기 속의 흐느낌을 만져본 적 없다
멀어져 가는 시처럼 눈물을 받아 적을 수 있다면 슬픔이 사라질까
그녀의 소리를 들으며 목이 잠겼다 목소리를 기억할게
한 번도 만나지 않고도 가까워질 수 있는 행성이라면 언제라도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어 힘들 때 찾아 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지구 저 편의 눈물 웹진 『시인광장』 2023년 2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혜연 시인 / 고인돌 외 1편 (0) | 2023.04.03 |
---|---|
이용헌 시인 / 점자로 기록한 천문서 외 2편 (0) | 2023.04.03 |
김주대 시인 / 빈집 외 1편 (0) | 2023.04.03 |
채종국시인 / 간절기 (0) | 2023.04.02 |
김이응 시인 / 즐거운 고려장 (0) | 202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