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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유섭 시인 / 이따위 세상에 사랑

by 파스칼바이런 2023. 5. 29.

김유섭 시인 / 이따위 세상에 사랑

 

 

피 맛 나는 사랑이 좋아,

타액 섞인 위스키 더블

날마다 배달되는 챗봇 실루엣 따위 쓰레기통에 처넣지.

 

서로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웃는 건

가슴으로 안아 춤춘다는 것, 목숨 건다는 마음 짓

 

이리와 너를 만들어 줄게

사랑은 전속력으로 달려와

죽어도 좋아

 

그림자조차 남기지 않고

펑 사라져 버릴 수 있어,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

 

쿵쿵 타들어 가는 심장 박동

발자국 찍으며 나란히 불구덩이 모래사막이라 해도

맨발로 걷는 거야. 그치?

 

웹진 『시인광장』 2023년 4월호 발표

 

 


 

김유섭 시인

경남 남해에서 출생. 2011년 《서정시학》 신인상 등단. 2014년 《수필미학》 평론 신인상. 시집 『찬란한 봄날』 『지구의 살점이 보이는 거리』. 2013년 시흥문학상. 2014년 아르코창작기금. 김만중 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