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313 한영채 시인 / 모나크 나비처럼 외 5편 한영채 시인 / 모나크 나비처럼 호랑 무늬 나비 한 마리 손바닥에 올랐다 기죽지 않는 날개로 살아야 하는데 바람에 푸득 거린다 검은건반 위에 앉은 그녀 손가락 다섯이 둘 되어 건반 위에 논다 한 번 오지게 피고 싶지만 웅크린 채 자리를 벗어날 수가 없다 오른쪽 날개가 기우뚱 바람에 푸득 인다 바람이 부는 대로 휘청이지만 모나코로 모로코로 푸른 죽지로 날고 싶은 아장아장 검은건반을 밟는다 흰건반이 리듬을 탄다 고개 숙인 고요의 시간 뒤뚱거리는 하루가 우울하다 피아노 앞에 앉은 번데기였다가 나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녀 손길이 키워 낸 은색 실크 무늬를 상처 난 푸른 날개에 심는다 날개가 건반 위에 춤춘다 바닥을 차오르며 징검다리 건너 음표는 활주로를 찾는다 모나크 나비처럼 무대로 선다 한영채 시인 / 푸른 .. 2022. 8. 1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