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413 김병휘 시인 / 껌 외 1편 김병휘 시인 / 껌 들녘에 날아드는 나는 파랑새다 아버지는 읍내 병원에 가시고 이슬이 마르지 않는 이른 아침 돌아오는 길에 싸리꽃 몇 송이 꺾어온다 질그릇 항아리에 싸리꽃을 꽂아두고 상경하는 고속버스, 하루 종일 담근 김치냄새 고춧가루에 손이 아리고 양파에 눈시리고 버스 안에서 아린 냄새 지우며 씹는 껌 처방전을 들여다보며 아차! 아차! 씹는 껌 차창에 내 눈망울을 올려놓고 갯벌 같은 터미널에는 비라도 쏟아질 것 같은데. 다시 씹는 아버지의 파랑새 아버지의 삼강오륜을 씹고 아버지의 검버섯을 씹고 아버지의 다랑논을 씹고 큰 소리로 짹짹거리며 풋나락 하얀 뜨물을 빤다 매운 김치 드시고 계실 아버지 단물 빠진 아버지의 껌이 조용하다 -시문학 5월호 김병휘 시인 / 상사초 기다리다 기다리다 빨갛게 타버린 꽃 오.. 2022. 8. 14.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