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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613

[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13) 숲은 몸과 마음, 그리고 영성을 키운다 [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13) 숲은 몸과 마음, 그리고 영성을 키운다 숲 체험 즐기고 생태맹 극복하자 가톨릭평화신문 2022.08.14 발행 [1674호] 숲에 가면 앞뒤 가리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정상을 향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나는 이런 숲 이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숲은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지 못한 것을 경험하는 장소이다. 또한, 현대인은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별로 없는 삶을 살기에 숲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숲은 온갖 호기심과 관찰의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숲의 풀, 나뭇잎, 야생화, 곤충, 야생 동물들…. 이 모든 것 하나하나가 신비하고 경이로운 대상이다. 숲에 와서 이런 것들을 지나치고 그냥 .. 2022. 8. 16.
윤삼현 시인 / 지구본 택배 외 3편 윤삼현 시인 / 지구본 택배 지구본을 꺼내다가 상자에 박힌 글귀를 꼼꼼히 읽었다 -조심히 다루어 주세요 74억 명이 이 안에 숨 쉬고 있으니까요 - 직사광선, 화기 등에 가까이 놓지 마세요 극지방이 녹아 해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바닥에 살살 놓아주세요 자칫 지진 소동이 날 수도 있습니다 - 정밀한 공법으로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지구별은 오래오래 지속되어야 하니까요 -한국 일본 사이 바다를 '동해'로 표기하였습니다 지구본은 진실이 생명이니까요. 윤삼현 시인 / 뒤돌아보기 골목길을 걸을 때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어쩌면 강아지 한 마리 쫄랑쫄랑 내 뒤를 따라올지 모르니까 눈이 마주치면 씨익 웃어 줄 거다 친구랑 헤어져 집으로 향하다가 마음이 당겨 뒤를 돌아본다 그때 친구도 그 자리 우뚝 서서 내 뒷모습 지.. 2022. 8. 16.
오광석 시인 / 샐러리맨 외 1편 오광석 시인 / 샐러리맨 시곗바늘이 위아래로 기지개를 펼 때 활동을 시작하는 그를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이렇게 불렀네 샐러드와 맥주를 좋아해서 부르기도 하고 슈퍼맨과 인척지간으로 여겨 부르기도 하는데 보통사람과 확연히 다른 특성을 가졌네 매일 동일한 행동을 반복한다던가 하루 두 끼만 먹는다던가 두드러지는 건 활동하는 동안 소모되는 에너지로 스트레스를 생산하네 과잉 생산되어 재고가 쌓이면 간혹 발작이나 우울 증세 등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동안은 재고가 쌓이기 전 담배나 커피를 에너지로 전환하여 재충전하네 며칠에 한 번은 알코올을 대량 섭취하여 쌓인 스트레스를 녹이거나 토해내어 말끔히 비우기도 하네 가끔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하네 며칠을 잠을 안 자기도 하고 불가능한 미션을 완.. 2022. 8. 16.
장자영 시인 / 떠나라 죽을 만큼 목마르다면 장자영 시인 / 떠나라 죽을 만큼 목마르다면 삶을, 세상을, 그리고 나 자신마저도 사랑할 수 없을 만큼 냉소적이 되어버린 나의 모습과 그것과 오버랩되는 수많은 지나간 날의 상념들을 묻고 있는 그 때, 어느 회교시인의 글만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여행은 힘과 사랑을 그대에게 돌려준다. 어디든 갈 곳이 없을 때 마음의 길을 따라 걸어가 보라. 그 길은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회랑처럼 걸음마다 변화하는 세계. 그곳을 여행할 때 그대 변화하리라. 어찌 보면 떠난다는 것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정말 죽을 만큼 목마르다면... 장자영 시인 1977년 서울에서 출생.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 2006년 계간 『시작』을 통해 등단. 2022. 8. 16.
양민주 시인 / 산감나무 외 1편 양민주 시인 / 산감나무 겨울 추위가 매섭다 숲속을 헤매다 만난 키가 작고 팔다리 긴 여자 잡목 가득한 숲 한가운데서 아이들에게 젖을 물리고 서 있다 옹기종기 아이가 여럿 추위에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얼굴에는 상처 하나 없어 예쁘기도 하여라 산새들 찾지 못하는 잡목 우거진 숲 낙엽 져 겨울 햇살 들 때 숨어 기른 여름 아이 숲 그늘 빛이 작아 작은 아이들 갓 낳아 젖을 문 푸른 얼굴들 가을을 지나며 붉게 붉게 물들었다 배고픈 겨울새도 찾지 못하는 숲속 나무들 사이에 숨어 몰래몰래 아이에게 젖을 물린 여자 둥치가 썩어서 슬프지만 가지 끝에 매달고 있는 아이들 빨간 얼굴이 예뻐서 기쁜 그 여자의 모습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양민주 시인 / 낙동강으로 가는 산을 넘으며 까만 얼굴에 땀 삐질삐질 흘리며 짐바리 소 .. 2022. 8. 16.
이경철 시인 / 첫눈 머리에 외 1편 이경철 시인 / 첫눈 머리에 대낮에 첫눈이 왔다는데, 반시간 가량 눈답게 휘몰아쳤다는데 그걸 못 본 다음날 대낮부터 먹먹한 하늘에 이제나 저제나 눈이 올라나 펑펑 쏟마질라나 기다렸는데 거울을 보니 머리카락 사이사이 화들짝, 첫눈이 왔네요 서러울 것도 없이 희끗희끗 눈이 나려 쌓이고 있네요 시집 중에서 이경철 시인 / 맥脈놀이 1 - 수원 화성 범종소리 수원 화성華城 올라 젊은 아빠 어린 아들 두 손 그러잡고 범종을 친다 웅-우-으-응 팔달산 능선 따라 사방팔방 온 몸과 마음 둥글게 번져가는 피돌기 심장박동 끝자락 맥놀이여 매화 목련 진달래 흐드러지다 울울창창 달려가는 계절은 저들끼리 하염없고 저들끼리 바쁜 줄 알았는데 아니다, 아니다 스러지다 되살아나는 맥놀이 능선 푸르러 푸르러 너와 나 살 떨리는 푸름.. 2022.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