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승희 시인 / 사랑학 개론- 痛點 6 외 1편
위승희 시인 / 사랑학 개론- 痛點 6
나는 족보가 건실한 것과 교배되길 원했어 정말 맘에 드는 그와 만나게 된 이후 우린 "영원"을 맹세했네 산기슭, 강 가, 혹은 후미진 골목에서 우리는 헐떡이고 있었네 우우 개침을 흘리며 주위 시선에 아랑곳없이 서로를 핥았네 내 털을 곤두서게 하는그 숨소리의 오르가슴 어느 틈에 우린 격정적이 되었네 지나치게 서로를 할퀴기 시작했네 살 속으로 박혀드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가죽을 찢으며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털이 빠진 서로의 꼬리를 물어뜯기 시작했네 서로의 핏자욱을 바라보다가 주린 배를 냉수로 채우고 먹이처럼 권태를 먹으며 돌아셨네 그가 말했네 -컹, 컹, 컹- 어느날 나는 보았네 털이 길고 곱슬한 조금 야해 보이는 종자와 헐떡이는 그를, 새로운 그의 맹세는 결연해 보였네 -컹, 컹, 컹- 사랑이란 변하는 것의 '영원'이었네 정말 개 같았네.
위승희 시인 / 불새의 노래- 통점(痛點) 37
비온 뒤 굳은 땅을 박차고 천둥 속에 태어난 내 불새의 날개 파닥여 볼까 그 날개 죽지 사이에 오직 "하나"를 위한 노래와 기쁨으로 맺히는 눈물의 알들을 품고 정밀한 부리로 쪼아대는 이승의 하늘, 함께 바라보는 서녘 노을이 그대 눈동자 안에서 남녘으로, 바다로 불밭 일구며 떠 가는 것을 말 없이 바라보면서 그 눈물의 알들 뜨거워 몸살 앓으면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떠올라 볼까 자작나무 우듬지 하늘이 바다처럼 깊은 그 둥지, 한 잎, 또 한 잎, 애틋한 시간 물어 날라 봄 물 같은 하늘 뒤흔들어 볼까 아주 신령스런 孤島(고도), 原始(원시)를 불질러볼까 바다와 하늘과 불과 물이 접신하는 그 곳에서 살과 머리칼과 영혼이 타는 냄새, 함께 맡아볼까 혹은 이승과 저승을 모두 살라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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