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강창민 시인 / 성찰의 강을 건너 외 1편

파스칼바이런 2022. 10. 14. 05:00

강창민 시인 / 성찰의 강을 건너

- 공자여!

 

 

이 강에 이르기까지

오랜 자책과 불면

왜곡한 그대의 도덕으로

늘 후회하며 잠들곤 했다

나를 톺아갈수록

허물어지고 부서지는

부질없던 공허!

내 인식을 감싸던

이 허상을 벗기기 위한

선과 노래와 술

그것도 포승이 되어

칠십 인생을 옭아매었다

그렇구나!

날마다 걷고 달려

몸이 먼저 부서지고

허덕거리는 내 인식이

비로소 참회하기 시작한다

 

그렇구나. 먼저 떠난 이여

내 허리 떠미는 이며

참 고맙구나!

내가 깨칠 것은

이 허공 또한 허상이며

내 성찰의 강이 바로 허상

 

아아, 그대가 나였다니!!

 

 


 

 

강창민 시인 / 낡은 하모니카

 

 

한 사을 전화도 끊기고

아침 바람 창 가만히 흔드는

그때 그 무렵

햇살 가득한 뜰에 나가

하모니카를 불면

내쉬는 햇살, 마시는 바람

주고받는 게

이리도 조화롭다네!

멀리 있는 이들

이미 마음에서 다정해

바로 이런 날

하모니카 불기

정말 좋다네!

 

 


 

강창민(姜昌民) 시인

1947년 경남 함안군 출생. 연세대 국문학과, 동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76년 [현대문학]에 <나무꾼의 노래> <투우> <표류자여 표류자여> 등이 추천되어 등단. 1974. 연세문화상 '시부문' 수상. 시집 <비가 내리는 마을> 1992년 서경대 문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1992년 한국문학연구회 회장. 1992년 한마음문화연구원 이사, 한마음문화연구원 부설 한마음수련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