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과 시(현대)
유순예 시인 / 한밥 외 1편
파스칼바이런
2022. 10. 25. 05:00
유순예 시인 / 한밥
남의 살갗이 그리울때
혼자 고기 이인분을 시킨다 주인 아낙이 구워주는 남의 살점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을때 몇몇, 지인에게 전화를 한다 산행중이다 운전중이다 독서중이다 알맹이는 없고 쭉정이들 뿐이다
타박타박 타고 있는 남의 살점을 타박하고 싶을때
혼자 고기 이인분을 먹어 치운다 끼니때가 지난 뒤에 먹는 밥인지 누에가 마지막으로 먹는 밥인지 헛갈리는 한밥을 먹는다
유순예 시인 / 늙은 호박
복숭아 나뭇가지 위 늙은 호박 한 덩이 묵상에 드셨다
애호박 때부터 사는 법을 수학한 수행자다
복숭아 나뭇가지 저만치 늙은 어머니 혼자 호미질하신다
어려서부터 체험 시를 써서 흙에 새기는 육필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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