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처 시인 / 목련 외 2편
서영처 시인 / 목련
어디서 홰치는 소리에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니 어라, 둥근 알을 깨고 세상 궁금한 것들이 푸드덕 날개를 펴는 것 아냐? 저 햇것들 좀 봐! 횃대 위에 줄지어 앉아 힘껏 목청을 높이는,
서영처 시인 / 장미 피어날 때
화단에 빨갛고 노란 장미 피어날 때
신호등에선 빨갛고 노란 불빛 피어난다
일년내내 피어난다
서영처 시인 / 태양, 물 위의 연꽃들
누각은 기러기나 오리의 날개처럼 세워진다 그 아래 내 안압을 팽창시키는 못이 있다 중얼중얼 물결 퍼지자 대궁은 움켜쥐었던 햇살 펼친다 꽃잎은 손가락이다 못의 근심이 밀어올린 태양, 망막을 찢으며 수면 구석구석을 수런댄다
매표소 근처 바람개비 파는 여자, 장맛비 못 둑 넘치게 울어 눈이 벌겋다 생각난 듯 가슴 헤치고 돌아앉자 주린 젖먹이, 어미의 무덤 속으로 파고든다 아기 잇몸 뚫고 하얀 꽃잎 돋아난다 가쁜 숨들 어둠 삼키고 자맥질 치며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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