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시인 / 비금도 외 1편
김동수 시인 / 비금도
섬은 늘 깃치는 소리로 떠 있다.
바다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시퍼런 파도를 토吐한다.
우리의 달은 어디에 있나요 빈 섬을 보채다 어둠 속에 안개처럼 웅크리고 몇 년이고 잠들지 못한 꿈
목선마다 하나 둘 불이 꺼지고 출렁거릴수록 가랑잎처럼 밀려만 가는 바람 탄 비금도에서
갈기갈기 헤진 일상을 투망질하던 아이들은 새벽이면 맨살로 바다로 간다.
우우 또 한 차례 몰려왔다 포말泡沫지는 하얀 새떼들의 울음
호드득 호드득 갈매기 되어 꿈에만 날아보던 하늘을 두고
섬은 늘 깃 치는 소리로 가난한 아이들의 울음을 건지고 있다.
김동수 시인 / 늑대와 함께 춤을
꿈틀거리는 것은 모두 춤이 되나니
울고 웃고 사랑하며
밤새워 홀로 불타올랐던
내 장엄한 생生의 절정들이여
까무러쳐 죽기 전 또다시 춤을
모닥불 피워 놓고 손뼉 치며
늑대와 함께 춤을 추던
존 던바 중위처럼
-시집 <늑대와 함께 춤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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