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반달 시인(뽈강) / 홀몬전서 54장 외 4편
송반달 시인(뽈강) / 홀몬전서 54장 - 슬픔 소독
날개는 연기에 다다라 마침내 성숙해지는 것 그러나 신은 발설하지 않았다. 자신의 뼛속까지 감염된 비존재의 존재감도, 태양이 자릴 비우면 등을 돌려 검어졌다 다시 태양이 돌아오면 또 등을 돌려 하얗게 웃음 지어 보이는 존재를 뼛속은 두 개의 심장 장착한 새라 칭한다 닿고 닿어 닳아봐도 닿지 못할 거기 적셔줄 노래 쫒아서 매일 딴 별 바라보는 존재를 뼛속은, 365개 생각 은닉한 바람이라 칭한다. 신은 질렸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개가 낀다. 새가 날고 바람이 불면 유령이 되는 존재 두 개의 상징과 365개의 생각 불태워 주리라, 모조리 거둬 화장(火葬)하는 가슴의 불로부터 줄곧 피어난 이름 날려 보내며 귀로 균에 감염되지 않게 그를 하얗게 소독하는것, 이자욱한 연기는
송반달 시인(뽈강) / 소녀가 흐른다
그리움은 깊은 추억이 뱉는 두꺼운 앨범이다.
15개 입춘은 반달 눈웃음치는 소년이 된다 아울러 25개 봄은 너울거려대는 WXY소녀가 된다.
설램은 스스로 자라고 시간은 따라서 안다. 달팽이 고리로 걸어 잠근 문 안에 든 더듬이 쫑긋한 벌처럼 우심방 좌심방 세계 건너다니다 문득 우주를 포옹한다. 어둠의 심연이 벅차게 두근거려댄다. 가쁜 심장 박동은 에로스의 영원한 원인인 거라고, 가히 치솟게 조각해 세운 둥든 모서리 돋친 벌침 끌고 다니는 말초신경. 하물며 웅크려댄 실루엣이 한순간 한 송이 꽃으로 화들짝 타오르는 게 아닌가, 우주에서 애써 가져온 불씨 다하여 밝힌 불꽃 든 까닭 전봇대는 발광의 깃발을 든다.
25개의 봄으로 진수한 나룻배에 15개의 입춘 --- 으로부터 던져진 소년을 주워 싣고 WXY소녀가 흐른다
깊은 앨범 뒤적거려대는 물결은 두껍게 치고.
송반달 시인(뽈강) / 문패
두고두고 마주쳐야 할 눈빛 새벽이 차라리 깜깜한 것도 아니고 확 깨버리게 환한 것도 아니다. ----------- 한사코 우겨대는 벽에 타서 꿀걱해버리고 메르 뜬뜬하게 거미가 거미줄 그네를 탄다. 꼬시랍구나, 세상.
송반달 시인(뽈강) / 지금은 내 심장이 고양이 방울 되는 시간이다
발이 붓이다. 나라는 존재 세상에서 적어주려면 발등에 털나게 걸어야 한다. 길아, 외치는 눈빛이 지상 비쳐보면, 킁킁거려대야 하는 일. 삶은 그러므로 눈 부릅뜨고 뒤져댈 것인가 말 것인가 적는 페이지다. 휘갈기리라. 길고양이 수염으로부터 서슴없이 유체이탈한 붓 위하여 달이 먹을 갈 때, 마구 두근거려 댐이라는 방울 울리며 발등에 수북이 털나게 내 심장은 걷고 걷는다.
송반달 시인(뽈강) / 감기는 높은 음자리표부터 온다
환절기 낮은음자리 고양이가 한낱 공중에 위태롭게 걸린 감나무 실가지에 순진한 발톰 던지며 찍으며 바람과 추락의 행간 지우는 법으로 오르락 내리락할 때. 높게 높이 휘두르는 가만 날개 부리 목소리 달콤히 달달하게 물들이는 법으로 빨간 홍시를 거침없이 서슴없이 쪼아대며 탐닉하는 저만치 높은 음자리표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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