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우 시인 / 낙엽 외 2편
홍승우 시인 / 낙엽
가볍게 흔들며 와서 허우적거리는 기다림으로 하여 잠시 왔다 가버리는 그 달빛에 흔들리는 하늘을 바라보아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가난한 그는 모양과 빛깔을 잊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숲으로 해서 달려온 바람으로 하여 흔들리는 하늘과 새로운 의미를 가져오는 숱한 기억을 이룬 낙엽이 가라앉는 묵중한 소리 안으로 한없이 열리는 하늘 밑에 초점이 모아져 은밀하게 짜 올린 속살은 핏물이 되어 강으로 흐르고 열려있는 창으로 하여 나무들의 향연이 끝난 지금 그는 또 하나의 하늘을 찾아 거침없이 떠난다.
홍승우 시인 / 꼬리를 달기를
네가 찍은 그 마침표가 쉼표가 될 수 있도록 꼬리를 달기를 끝을 보이는 설레는 대화가 조금이라도 이어질 수 있도록 꼬리를 달기를 서서히 멀어져 가는 너를 잡을 수 있도록 꼬리를 달기를
홍승우 시인 / 가슴 속에는
가슴 속에는 분노가 끓고 폭풍이 인다. 가슴 속에는 눈보라가 치고 폭설이 내린다. 가슴 속에는 폭염이 일고 이글이글 불탄다. 그 러 나 가슴 속에는 꿈꾸는 바보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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