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국 시인 / 구토嘔吐
엄재국 시인 / 구토嘔吐 - 우주
캔버스는 회화의 우주다 나는 구상 또는 색채의 현상적 표현의 한계성에 대하여 절망한다
유와 무. 현상과 실체, 물질과 암흑, 존재와 무, 그 경계에 펄럭이는 깃발,
점과 선, 시간과 공간, 면과 입체의, 구토. 나의 구토는 쾌락의 원칙을 집어던진,
회화의 실체적 우주를 드러내기 위한 전복적 배설, 열락의 고통, 그 쥐상스(jouissance)의 구토다
그러므로 캔버스에 대한 물감의 구토는 그 우주에 대한 유한성의 내가 가지는 절대적 허무를 거부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나는 구토하고, 또 구토한다
계간 『애지』 2023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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