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시인 / 사랑하면 외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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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시인 / 사랑하면
산악인은 높은 산을 오르네 가파른 암벽을 타고 오르네 무엇 때문에 힘들여 산을 오르나 그는 산을 사랑하기 때문이네 산을 사랑하기에 산악인은 아무리 높아도 힘들여 오르는 것이네
사람 간에도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이국 땅에 이민을 와 밤 청소를 하고 아버지는 기러기 아빠로 홀로 남아 자식 학비를 위해 노동을 하네 자식을 사랑하기에 부모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네
죄인들을 사랑하므로 십자가에 달리시기까지 하신 인자人子…*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사랑으로 존재하는 것이네.
* 인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말함.
김영호 시인 /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를 하네
귀가 이십년 넘게 울고 있네. 그래도 아파하지 않음은 산새의 노래를 아직은 들을 수 있음이요 산물의 시 낭송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네. 내가 아파도 아파하지 않고 슬퍼도 슬퍼하지 않음은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를 한다는 믿음 때문이네.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를 한다는 믿음 때문이네.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는 길은 나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하는 것이네. 나의 기도를 나뭇잎들이 밤새 하늘에 전하네. 별들도 온 밤 누군가를 위해 눈물로 기도를 하네. 사람은 누구나 기도의 자식이네
김영호 시인 / 구원자
산은 내가 물을 구하면 돌을 준다 빛을 달라면 어둠을 주고 햇살을 요하면 삭풍을 준다 꿈을 말하면 비를 내리고 산물을 구하면 바윗길로 인도한다
산은 내 심장의 검은 피를 돌풍으로 걸러내어 한 구루 목뼈가 긴 나무로 서게 한다
김영호 시인 / 베이커 산의 사람꽃
베이커 산에 사람꽃들이 피었네 베이커 산에 사람꽃들이 피었네 베이커 산이 사람꽃밭이네
산을 오르는 사람들 산 마음을 얻어 사랑이 충만해지니 얼굴에 꽃이 피었네
사람들 산은 왜 오르는가 산마음을 얻기 위해서네 산마음은 사랑마음이네
사랑하면 사람이 꽃이 피네 사랑하면 사람이 꽃이 되네
산꽃들은 생전에 많은 사랑을 베푼 사람들이었네 산꽃들이 사람꽃들과 포옹을 하네 포옹을 하며 산꽃들 사람꽃들이 찬양을 부르네
김영호 시인 / 눈물
눈물은 자연의 언어이네 산이 눈물로 나무들을 하늘로 인도하고 들이 눈물로 양떼를 위해 시냇물을 만들고 바다가 눈물로 가난한 어부를 살찌우네.
눈물은 영혼의 언어이네 가난한 자 눈물로 가난한 자를 위로하고 외로운 자 눈물로 외로운 자를 품어주며 약한 자 눈물로 약한 자를 치유하네.
눈물은 사랑의 언어이네 어머니는 눈물로 자식을 키우고 시인은 눈물로 기도의 시를 쓰네. 눈물방울 속에 시가 있네 눈물방울이 시이네 모든 어머니는 시인이네.
가장 많이 우는 하늘의 당신 당신은 매일 매일 우시어 슬픈 자들의 눈물을 씻어주시네 아픈 자들의 눈물을 씻어주시네.
김영호 시인 / 실버 피크산(Silver Peak)의 블루베리*
실버 피크산의 블루베리는 신의 선물, 내 몸속에 길들을 열어주었네. 몸 안에 하늘이 들어올 길을 열어주고 태양이 걸어 들어올 길을 열어주었네. 블루베리, 내 안에 나무들이 걸어 들어올 길을 내고 산이 들어올 길을 내었네. 가슴 안에 산새가 노래할 둥지를 틀고 산꽃이 노래할 집을 지었네. 블루베리, 내 몸속에 우주가 들어 올 길을 열고 시가 들어올 길을 열고 성혼聖魂이 들어 올 길을 내었네.
슬픔이 몸 밖으로 나갈 길을 열었네.
*시애틀 동쪽에 위치한 높은 은빛 돌산 (왕복 7마일 2019년 8월 24일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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